'굿즈를 사는 이유. 필요해서 1%, 예뻐서 5%, 공구에 혹해서 10%, 팔길래 84%'
한 소셜 미디어에 떠돌던 유머입니다. 그저 우스개소리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건 눈여겨 볼 지점이 있다는 뜻이죠.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굿즈 시장이 엄청나게 활성화되었고 소비자들은 조건반사처럼 지갑을 열게 되었습니다. 일부 브랜드에서는 자사 콘텐츠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굿즈를 제작하기도 합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죠. 과거 팬덤에 기댄 마니아들의 전유물 혹은 큼지막한 로고가 '못생기게' 박힌 기업의 기념품 정도에 불과했던 굿즈가 어느덧 정교한 브랜드 전략의 선봉에 서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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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전방위에 착근한
욕망의 아이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굿즈는 사실 일종의 재플리시, 즉 일본식 영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영어권에서 굿즈란 판매하는 상품이나 재산, 화물 전반을 의미하며 팬덤을 타깃으로 한 상품은 머천다이즈(이하 MD)라고 구분지어 부르고 있죠. 굿즈 산업은 일본의 이른바 오타쿠 문화를 기반으로 성장했는데요, 특정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각종 상품이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시장이 커지게 됩니다. 이는 다시 아이돌 문화와 결합하게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는데 이 시장을 견인했던 10대들이 사회에 진출하고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굿즈가 소위 '먹히는' 전략이 됐습니다.

[관련자료: 현대카드가 출시한 MX 부슷템 ⊙출처: 현대카드 DIVE 공식 홈페이지]
실제로 최근에는 분야를 불문하고 각종 산업에서 굿즈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목적과 배경은 제각각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이유는 역시 브랜딩이죠. 특히 타사와 차별화가 필요할 때 굿즈는 매우 주효한 장기말이 됩니다. 배달의민족이 내세운 굿즈 사이트 '배민문방구'가 정식 오픈한 것은 2014년 10월입니다. 2012년 여름 서비스를 시작한 '요기요'가 무서운 속도로 배달의민족을 추격하던 때였죠. 양강구도의 균형을 깨고, 유머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시키는 데 굿즈가 근사한 사이드킥이 되어준 것입니다. 현대카드도 굿즈 디자인에 일가견이 있습니다. 현대카드는 2021년 MX 부스트를 출시하며 카드 디자인을 굿즈로 전유한 'MX 부슷템'을 선보였습니다. 여기에는 휴대폰 케이스, 티셔츠, 가방, 양말, 향초, 심지어 젤리까지 포함되어 있었죠. 최근에는 신용카드 플레이트의 비례를 적용한 일상용품 패키지 '아워툴즈'를 오픈하기도 했습니다.

[관련자료: 2021 대한민국 광고대상 2개 부문을 수상한 '안주야 혼술선풍기' ⊙출처: thewatermelon.com]
F&B 브랜드에서도 이런 경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대상 청정원은 작년 '안주야 혼술선풍기'로 화제를 낳았습니다. 1인 가구와 HMR 시장의 성장, 팬데믹으로 인한 혼술 문화의 확대라는 시대적 특징을 정확히 읽었고 여기에 위트를 버무린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죠. 오뚜기 역시 지난해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통해 다양한 굿즈를 전시했고, 화이트진로는 최근 스푼과 오프너를 결합한 '스푸너'를 발표했습니다. 이밖에 진로, 제주맥주, 삼립호빵, 지평막걸리 등도 저마다 귀여운 굿즈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관련자료: 오뚜기가 2021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선보인 굿즈 ⊙출처: 서울디자인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혹시 지금까지 나열한 브랜드들의 공통점을 눈치채셨나요? 이 브랜드들은 서비스 자체가 비가시적이거나 물성이 있는 제품이 있더라도 먹거나 마시면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기억과 경험으로만 남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업계 최강자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경우 소비자들의 머릿속에서 끊임 없이 브랜드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굿즈는 저비용 고효율로 브랜드를 가시화할 수 있습니다. 산업 전방위에 굿즈 문화가 뿌리 내린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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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로 한 발짝 더 가까이
굿즈는 평소 다가가기 어렵던 소비자와의 간극을 좁히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대한제분의 곰표하우스는 이종 산업간 협업을 통한 굿즈 플레이로 B2C 시장에서 잊혀져 가던 브랜드 인지도를 다시금 끌어올리는 한편 2030세대 사이에 팬덤까지 조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관련자료: 국립중앙박물관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출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공식 홈페이지]
대한제분이 업종의 태생적 한계를 굿즈로 극복했다면, 국립중앙박물관은 박물관이라는 공간, 유물이라는 대상 자체가 갖는 심리적 문턱을 넘어서기 위해 굿즈를 이용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뮤지엄 기념품 숍에선 MD 상품을 취급했지만, 이것이 센세이션을 일으킨 경우는 거의 없었죠. 하지만 지난해 다양한 컬러의 반가사유상 굿즈가 큰 인기를 끌면서 박물관은 고루하다는 인식을 시원하게 깨주었습니다. 특히 이 굿즈는 BTS의 RM이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화제가 됐죠.

[관련자료: 민음북클럽 굿즈 ⊙출처: 민음사 공식 블로그]
출판계에서는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기 어려워진 가운데 독자 유치 전략 중 하나로 굿즈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굿즈 자체의 팬덤이 커지면서 이것을 또 하나의 브랜드로 취급하고 운영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일례로 민음사의 민음북클럽 굿즈와 민음북샵을 들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대형 출판사인 문학동네도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며 굿즈 전략을 영리하게 활용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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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창작자의 무기가 된
굿즈 디자인
앞서 소개한 사례들은 자본력 있는 기업들이지만, 이들만 굿즈를 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 창작자들도 자신들의 창작 활동을 알리는 한 가지 방식으로 굿즈를 자체 제작하는데요, 지금은 사라진 한남동의 전시 공간 '구슬모아당구장'이 2019년 진행한 [굿즈모아마트-GOODS IS GOOD]전은 그런 점에서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당시 국내 크리에이터 35인이 참여해 마트 콘셉트로 500점 이상의 굿즈를 선보였는데 프리랜서 창작자, 인디펜던트 워커들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기업 브랜드들이 그러했듯 개인 브랜드(창작자)들도 굿즈로 자신의 활동을 프로모션한 것입니다.

[관련자료: 오브젝트바이프로젝트에서 선보인 굿즈들 ⊙출처: 오브젝트x프로젝트 인스타그램 계정]
지난해 성수동의 문화 공간 '데어바타테'에서도 [오브젝트x프로젝트]라는 이름의 굿즈 전시가 열렸습니다. 당시 공간 한편에서 인테리어, 공간, 시각, 브랜드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굿즈를 선보여 주목을 끌었죠. 연희동의 독립 서점 '유어마인드'는 지난 1월 54팀이 제작한 '54개의 책갈피' 프로젝트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관련자료: 수박연구실이 펀딩을 통해 선보인 굿즈 제작 책자 '제조백과 500' ⊙출처: 텀블벅 공식 홈페이지]
크라우드 펀딩의 보편화는 개인 창작자의 굿즈 제작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작 단가의 굿즈로 목표치 달성을 할 수 있도록 후원을 유도하는 것인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아예 굿즈 제작법을 주제로 한 도서들도 등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소셜 미디어와 개인 방송의 활성화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추종하는 팬덤을 형성하게 됐죠. 연예인만큼 인지도가 높지는 않아도 지지도와 충성도 만큼은 못지않은 이들에게 굿즈는 팬들과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일반화되면서 굿즈 시장도 당분간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굿즈 플레이가 식상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너무나 다양한 굿즈가 너무나 많이 생산되는 세상입니다. 한때 붐이었던 에코백의 인기가 단숨에 식은 것을 보면 굿즈도 천편일률적인 양산만 이어간다면 머지않아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소비자들이 '팔길래' 굿즈를 사는 현상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뜻이죠. 따라서 굿즈가 향후에도 유용한 전략으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획력과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변별력 있는 굿즈를 위해 디자이너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1. 이롭게 바탕체 (굵게)이롭게 바탕체
다품종 소량생산이 일반화되면서 굿즈 시장도 당분간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굿즈 플레이가 식상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너무나 다양한 굿즈가 너무나 많이 생산되는 세상입니다.
2. 제주명조 (굵게)제주명조
다품종 소량생산이 일반화되면서 굿즈 시장도 당분간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굿즈 플레이가 식상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너무나 다양한 굿즈가 너무나 많이 생산되는 세상입니다.
3. 고운 바탕
다품종 소량생산이 일반화되면서 굿즈 시장도 당분간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굿즈 플레이가 식상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너무나 다양한 굿즈가 너무나 많이 생산되는 세상입니다.

가독성 좋은 고딕 폰트
프리텐다드
다품종 소량생산이 일반화되면서 굿즈 시장도 당분간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굿즈 플레이가 식상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너무나 다양한 굿즈가 너무나 많이 생산되는 세상입니다.
